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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보는 심의사례-⑦] 드라마 찾아서 삼만리?

[이야기로 보는 심의사례-⑦] 드라마 찾아서 삼만리?

  • 작성일2020-October-19th
  • 작성자관리자

[이야기로 보는 심의사례-⑦] 드라마 찾아서 삼만리?

 

 

 

월정액에 가입 했어

요즘 집에서 드라마를 보는 일이 ‘소확행’이 되었다. 넷플릭스(netflix)에 가입한 2년 동안 주로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우리 드라마는 나름 ‘본방사수’ 한다고 시간을 맞춰 시청했다. 그런데 요즘 자꾸 게을러져서 방송국 정규 시간을 몇 번 놓치게 된다.

동료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할 때 종종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가 화제로 오르는데 스토리를 놓치면 소외받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오늘은 입사 동기인 박 과장을 회사 복도에서 우연히 만났다.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니기에 유심히 보지 않았으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다행히 박 과장은 키가 190cm 가까이 되기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눈에 들어왔다.

건물 내에서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해서 답답하기는 하지만 안전이 불편함보다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참고 있다.

우린 둘이서 복도 끝에 놓인 작은 테이블이 딸린 소파에 앉았다. 박 과장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이제 이사 갈 때 되지 않았어? 요즘 전세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걱정이겠어.”

박 과장은 몇 달 전에 저녁 술자리에서 만난 나눈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 사는 집이 4년이 되어 가긴 하는데, 코로나여서 이사하는 게 힘들 것 같아. 게다가 얼마 전에 집주인이 본인이 살겠다고 전화가 왔더라고.”

집주인이 들어와 나는 어쩔 수 없이 이사해야 한다.

“요즘 전셋집도 없다고 하는데 미리 알아보는 게 좋겠다.”

“응. 그렇게 하려고~”

벌써 전셋집을 구할 걱정이 앞선다. 나는 화제를 바꿔 드라마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요즘 주말이라도 외출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집에만 있는데 국내 드라마를 다시 볼까하는데, 어떤 플랫폼이 좋을까?”

박 과장은 자신 있게 대답을 했다.

“난 우리나라 OTT 서비스 하나 골라서 월정액에 가입했어. 우리나라 콘텐츠가 많이 업로드 되어 있더라고.”

OTT 서비스 구독료가 아까워

국내 드라마를 주로 볼 수 있는 구독제 OTT 서비스가 많은데 난 지상파 드라마를 주로 보니까 지상파 드라마가 많이 서비스되는 OTT 서비스에 가입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보고 있는 서비스를 해지할 수는 없고, 우리나라 드라마 몇 편을 핸드폰으로 보자고 추가로 구독을 하자니 돈이 아깝긴 해.”

말을 꺼내고 나니 박 과장에게 내가 좀스러운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렇긴 하지. 어느 하나의 OTT 서비스에 모든 콘텐츠가 다 있는 것도 아니고. 고민 좀 되겠는걸?”

박 과장이 맞장구를 쳐주니 나도 마음이 편해졌다.

“블로그에 들어가 보면 드라마 영상을 링크 걸어 놓은 게 있던데. 보고 싶은 드라마가 있는지 찾아봐.”

박 과장은 역시 정보통이다. 사내에 돌아다니는 소식도 가장 먼저 알아서 카카오톡으로 보내주는 걸 봐서 도움이 될 것이다.

링크 게시물을 찾았다. 그런데..

퇴근해서 저녁 식사를 한 후 노트북을 열고 블로그를 뒤졌다.

내가 요즘 보고 있는 ‘악의 꽃’을 찾았지만 요즘 방영을 하는 드라마라서 그런지 링크를 걸어 놓은 곳은 없었다.

그 대신에 5년 전에 나온 웹드라마를 찾을 수 있었다.


 

 

▲ 위 블로그는 기존의 링크 게시물을 토대로 가상으로 만든 것으로 실재가 아님


링크에서 구독으로

내가 찾은 블로그의 운영자가 게시물에서 드라마를 볼 수 있도록 1화를 임베디드 링크(embedded link)로 업로드 해 놓았다.

하단에는 드라마 2화부터 10화까지 링크를 설정해 놓았고, 여러 건의 광고가 게재되어 있었다.

링크를 클릭해 보니 해외에 서버가 있는 웹페이지로 연결되었다. 나는 해당 페이지에서는 드라마를 스트리밍으로 볼 수도 있었고,

파일을 다운 받을 수도 있었다. 블로그에서 불법 복제된 파일을 다운 받을 수는 없지만, 게시물에서 영상을 볼 수 있고,

불법복제물을 다운 받을 수 있는 링크를 설정해 놓았으니 불법이 아닐까?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하여 일하다가 잠깐 시간을 내 박 과장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

 


▲ 위 메신저 대화는 글을 토대로 가상으로 만든 것으로 실재가 아님


“박 과장~ 어제 말한 대로 드라마 영상 링크를 설정해 놓은 블로그를 찾았는데 최신 드라마 영상 링크는 없던데? 그 대신 좀 시간이 지난 드라마는 있더라고!”

박 과장이 일 때문에 바쁜지, 5분 정도 후에 답장이 왔다.

“일반인이나 방송사들이 블로그에 올라온 링크들을 저작권 침해로 신고해서 대부분 삭제가 되었을 거야!”

“저작권 침해? 삭제?”

박 과장은 마치 예상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올렸다.

“특히 웹사이트에 영상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임베디드 링크(embedded link)로 업로드 해 놓으면 저작권 침해라고 신고가 들어가.”

“박 과장, 그럼 단순하게 링크만 걸어 놓았으면 저작권 침해가 아니겠지?”

박 과장은 이런 질문에 익숙한 듯이 카카오톡을 이어갔다.

“당연히 저작권 침해이지. 어떤 사용자들은 드라마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링크를 올려놓고 광고까지 노출 시켜 수익을 올리고 있거든.

영상을 보려고 다시 블로그에 가면 누가 신고했는지, 게시물이 삭제되어 있더라고.”


출처: 소프트웨어 정책 연구소, 「인터넷상 링크설정의 허용범위와 저작권의 보호」게시물. 2020. 9. 7. 방문 https://spri.kr/posts/view/21929?code=industry_trend

 

역시 아는 게 많은 박 과장이다. 그렇게 알고 있으면서 링크를 찾아보라고 한 이유는 뭘까?

단순한 링크는 인터넷 주소랑 같은 기능을 할 수 있지만, 링크 리스트를 올려놓고 광고 수익까지 올리는 사이트는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용자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영상물이 저장되어 있지 않더라도 불 법복제물이 어디에 있다고 알려 준다면 누가 영상물을 구입해서 볼까?

박 과장 덕분에 저작권이 있는 영상물을 링크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영상물 ‘다시보기’ 서비스가 없어서 불법복제물을 찾는다는 건 이제는 구시대 유물이다.

넷플릭스(netflix), 웨이브(wavve), 티빙(tiving), 왓챠(watcha) 등 OTT 서비스에 한 달마다 구독료를 내면 편리하게 영상을 보는 시대가 되었다. 다들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고 저작권자의 권리도 지키는 현명한 생활을 했으면 한다.

※ 위 글에서 등장하는 저작물 ‘악의 꽃’은 작가가 임의로 선정하여 사례로 재구성한 것으로,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에서 실제로 심의한 저작물과는 무관합니다.

하동철 작가

현재 KBS 공영미디어 연구소 연구원(법학박사)이자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등에서 강의 활동을 하였다. 동 대학원에서 「공연권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믿기 힘든 저작권 이야기』,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 『음악 저작권』 등 저작권과 관련한 다수 저서를 펴냈다

 

이 글은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시정조치를 권고한 ‘불법복제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설정한 게시물’의 사실관계를 가상의 사례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에서는 위의 사례와 유사한 사안에서 심의대상 게시물의 링크설정행위가 민사적인 의미에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되어 그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그 링크설정 게시물은 시정권고의 대상이 되는 ‘불법복제물등’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 합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시정을 권고하도록 의결하였습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해당 게시물에 대한 삭제·전송중단 및 복제·전송자에 대한 경고의 시정을 권고하였습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저작권법 제133조의3에 따라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저작권 등을 침해하는 불법복제물 등에 대한 삭제·전송중단과 게시물을 올린 사람에 대한 경고의 시정권고를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에게 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시정권고제도를 통해 온라인에서의 저작권 침해를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의 자율적 조치로 신속하게 차단하고, 저작권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에게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를 미리 알려 저작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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