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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보는 심의사례-③] 수학 참고서를 조심하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September-11th

[이야기로 보는 심의사례-③] 수학 참고서를 조심하라

 


 

 

 

파일 어떻게 구했어?

요즘 들어 딸이 참고서를 사달라고 부탁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딸의 부탁으로 사는 참고서의 한 권당 가격이 제법 비싸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는 동네 서점에 가서 직접 보고 샀었는데 요즘엔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한다.

며칠 전 과천에 사는 동생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초등학생인 딸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요즘 영희가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지 참고서를 사달라고 하네. 아직 어리지만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욕심은 있나 봐!”

힘들게 시험에 합격해 공무원이 된 지 5년이 넘어가는 동생은 형인 나와 생각이 다르다.

“대학보다는 좋아하는 전공을 찾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 그리고 대학에 입학해서 열심히 공부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 말은 맞다. 대학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때 준비를 잘 해야 취직을 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요즘 책값이 왜 이렇게 비싸? 영희가 수학 교재 사달라고 하는데 책값이 걱정이다.”

“내가 참고서 파일을 구해줄까?”

참고서 파일을 구해주겠다는 동생의 말을 듣고 조금은 놀랐다. 참고서가 디지털 파일로 있다는 건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학교가 많아서 교과서는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지만 출판사가 제공하는 건 교과서였다. 참고서를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출판사에서 수업 목적으로 교과서 무료 제공>



 

 

 


출처1: 교학사 홈페이지 「알림」 게시물. 2020.8. 11. 방문 https://www.kyohak.co.kr

출처2: 지학서 홈페이지 「지학사 교과서」 게시물. 2020.8. 11. 방문 http://etextbook.jihak.co.kr/bookshelf

출처3: 지학서 홈페이지 「수업 목적 T-solution 자료 이용에 따른 안내」 게시물.

2020.8. 11. 방문 http://www.jihak.co.kr/jihak/board/cscenter_notice_view.asp?p_pkid=239

 

 

내 친구 중에 초등학교 수학 선생님이 있는데, 참고서 파일을 갖고 있을 수 있으니 부탁해 볼게. 필요한 교재 목록 카카오톡으로 보내봐.”

“그래? 선생님들은 수업용으로 쓸 수 있으니 알아 봐줘. 파일이 있으면 영희 태블릿에 넣어주고 들고 다니면서 공부하라고 하면 되니까.”

며칠 지나서 동생이 카카오톡으로 수학 참고서 몇 권을 보내왔다. ‘***** 수학.pdf’이란 파일명인데 파일을 열어보니 참고서를 스캔한 것 같았다.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딸의 태블릿에 넣어 주자, 딸이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와! 교과서는 파일이 있는 줄 알았지만 참고서도 있을 줄은 몰랐네. 아빠 덕분에 참고서도 이제 태블릿으로 볼 수 있게 됐어요.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 편할 것 같아요.”

“태블릿은 들고 다니기 편하니, 수시로 읽으면서 공부 좀 해 봐라. 이번 기회에 수학 성적도 쑥쑥 올리는 거야!”

“아빠가 태블릿에 넣어준 파일 중에 없는 책 한 권만 더 사주세요.”

“알았다. 아빠가 사줄게.”

서재에 들어가 노트북을 켜서 온라인 서점에 접속을 했다. 참고서 몇 권을 찾다 보니 영희가 사달라고 했던 책이 12,000원에 팔리고 있지 않은가!

동생이 구해준 참고서가 상품으로 팔리고 있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돈을 주고 산 것을 구해준다고 하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설마 수학 문제로 만든 참고서가 소설책처럼 저작권 보호가 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수학 참고서도 저작물이다!

나의 상식으로도 과학의 원리나 수학 문제는 저작권이 없다는 건 안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가장 유명한 방정식 중에 하나인 ‘E=mc²’에 저작권이 있다면 이 방정식을 책에서 표기할 때마다 유족에게라도 허락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래와 같은 초등학생 수학 문제에 저작권이 있다면 누군가 이와 같은 문제를 인터넷에 올릴 경우 저작권 침해가 되는 이상한 일이 발생할 것이다.

 

 

그럼 왜 출판사가 만든 수학 참고서가 상품으로 판매되는 걸까? 저작권이 없다면 무료로 구해서 공유하면 될 텐데 말이다. 참고서를 본 지 수십 년이 지나 요즘 어떻게 쓰여 있는지 궁금했다. 딸애 방에 가서 초등학교 저학년 수학 참고서 한 권을 펴니 ‘361÷15’의 산수 풀이 방법을 설명하는 페이지가 눈에 들어온다. 문제는 간단하지만 해설 부분을 보니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게 크게 보인다. 나눗셈에 빨간색과 화살표를 넣었고, 숫자를 나누는 방법을 눈에 잘 띄도록 네모 박스에 넣고 검산하는 방법까지 소개했다.

 

출처: 빨간펜 수학의 달인 「초등 4학년 1학기의 수학공부」게시물. 2020. 8. 11. 방문 https://blog.naver.com/sudal10045/220005197582

 

‘361÷15’를 계산한 답을 구하는 문제는 단순하지만 해답을 설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아 그렇구나. 수학 문제 자체가 아니라 참고서가 저작물이구나!’

참고서가 저작물이라도 선생님이 수업을 사용하려고 공유한 참고서이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냥 지우는 게 나아 

동생에게 물어보니 친구인 선생님이 수업을 같이 연구하기 위해 만든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고 수학 참고서 PDF를 샀다고 한다. 그 선생님은 수업 준비할 때 디지털 파일이 있으면 편리할 것 같아 구매했지만 참고서를 만든 출판사에서 PDF로 판매하지 않는지는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불법 복제물을 돈을 주고 샀다고 해서 합법이 되지는 않는다.

혹시 복제 파일이지만 선생님들이 수업에서 쓰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저작권법을 찾아보니 학교 수업을 저작물을 공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업 목적은 현재 선생님이 담당하고 있는 수업 시간에 사용할 자료에만 허용이 된다. 만약 우리 아이 수학 선생님이 수요일 수학 시간에 삼각형의 합을 계산하는 식을 가르칠 예정이라면 그 부분에 해당하는 참고서 페이지를 복제하여 수업자료실에 올리거나 프린트해서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딸을 불렀다.

“영희야! 태플릿도 가져와 봐”

“왜요? 지금 한참 재미있는 프로그램 보고 있는데요.”

“너 아빠가 준 참고서 파일 열어 봤어?”

“아니요. 내일부터 공부하려고 했어요. 태블릿은 왜 찾아요?”

아빠로서 체면이 서지는 않지만 그것보다 불법복제물은 쓰지 않아야 한다는 걸 가르쳐 주는 게 옳을 것 같았다.

“내가 넣어준 참고서 파일은 삭제하는 게 낫겠다. 그 파일은 참고서 출판사가 정식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란다.”

“그래도 돈 주고 산 걸 받았으니 괜찮지 않을까요?”

영희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빠가 좀 알아봤는데, 그 참고서 출판사는 종이책만 팔더라. 불법복제물이니 삭제해야 할 것 같아. 아빠가 다시 수학책 사줄게.”

영희는 억울한 표정을 짓지만‘알았어’라고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아빠! 불법으로 판매한 사람은 처벌은 안 받아?”

“출판사가 신고하거나 사이트 이용자가 신고하면, 게시물을 올린 사람은 처벌 받고 게시물도 삭제될 것 같아.”

영희가 내 말을 알아듣는 것 다행이다. 책을 팔고 사는 사람이 있어야 수익을 낼 수 있고 저자들에게도 대가가 돌아가 더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다.

 


▲ 위 카페글은 기존 영어 교재 판매 게시물을 토대로 가상으로 만든 것으로 실재가 아

 

며칠 후 더 이상 읽지 않은 책을 팔려고 중고품 거래 카페에 들어갔더니 어린이 영어서적을 PDF로 만들어 15,000원에서 30,000원씩 받고 판매를 하는 게시물을 발견했다.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있네’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불법복제물이 사라져야 저자에게 충분한 보상이 돌아가고 가치가 높은 창작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하동철 작가

현재 KBS 공영미디어 연구소 연구원(법학박사)이자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등에서 강의 활동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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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시정조치를 권고한 ‘수학 교재를 PDF 파일로 무단 복제하여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한 게시물’의 사실관계를 가상의 사례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에서는 위의 사례와 유사한 사안에서 복제‧전송자가가 본 건 수학교재 게시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불법복제물을 다운로드 받은 이용자는 수학 교재를 구매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므로 심의대상 게시물이 저작물의 합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시정을 권고하도록 의결하였습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해당 게시물에 대한 삭제·전송중단 및 복제·전송자에 대한 경고의 시정을 권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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