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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법원, 플랫폼 책임 규정과 관련하여 부분적 위헌 선언 및 엄격한 주의의무 부과 / 최승수

  • 작성일2025.10.31
  • 조회수1780

브라질 대법원, 플랫폼 책임 규정과 관련하여 부분적 위헌 선언 및 엄격한 주의의무 부과

 

법무법인(유) 지평 변호사 / 최승수

 

1. 플랫폼사업자의 안전항으로서의 브라질인터넷민법 제19조

 

  지난 6월 26일 브라질 최고 연방법원(Supremo Tribunal Federal, 이하 ‘STF’ 또는 ‘대법원’)은 브라질 인터넷 민법(Marco Civil Law of the Internet in Brazil) 제19조를 일부 무효화 하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다수결로 이 조항이 기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적절히 보호하지 못하는 범위 내에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STF의 이번 판결은 향후 인터넷콘텐츠 제공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과 같은 헌법상 권리가 대립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본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대법관 사이의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질 인터넷민법은 인터넷 이용을 위한 기준과 보장, 그리고 권리·의무를 확립하기 위해 2014년에 제정된 법률로 문제가 된 제19조에는 불법 콘텐츠가 특정 디지털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경우, 오로지 해당 콘텐츠 삭제를 명하는 법원의 명령이 있고, 그것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에만 제3자의 불법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제19조는 디지털 플랫폼사업자에게 일종의 ‘안전항’(safe harbor) 역할을 해왔으며, 법원의 삭제명령이 없다면 해당 불법콘텐츠에 대하여 아무런 민사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았던 것이다.

 

  구체적인 브라질 인터넷 민법 제19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브라질의 마르코 인터넷 민법 제19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제공자는 법률에 달리 규정되어 있지 않는 한, 특정 법원의 명령 이후, 그들의 서비스 범위 내에서 그리고 명령에 명시된 시간 내에 불법성이 확인된(identified)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에만, 제3자가 생성한 콘텐츠로 인한 손해에 대해 민사 책임을 질 수 있다.

 

  제1항 위 법원의 명령에는 침해로 확인된 특정 콘텐츠를 명확하게 특정하고, 침해자료의 의심할 여지 없는 위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제2항 저작권 또는 관련 권리 침해에 대한 이 조항의 시행은 표현의 자유와 기타 연방헌법 제5조에서 정한 보장을 존중하는 특별 법률조항에 의한다.

 

  제3항 명예, 평판 또는 인격권과 관련하여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배상 분쟁 및 인터넷애플리케이션제공자에 의한 관련 콘텐츠의 삭제는 특별 소법원(special small causes courts)에 제기될 수 있다.

 

  제4항 판사는 제3항에서 정한 절차 내에서 인터넷에서의 콘텐츠의 이용 가능성에 대한 사회의 집단적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저자의 주장의 진실성의 요건과 회복 불가능한 손해 또는 복구하기 어려운 손해에 대한 합리적인 우려가 충족되는 한 최초 청원에 포함된 요청의 효과를,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한편, 누드 또는 성적 동영상 등 불법콘텐츠에 대한 플랫폼사업자의 책임과 관련하여 위 브라질 인터넷 민법은 제21조를 따로 두고 있다.

  제21조. 참가자의 허가 없이 생성된 사적인 성격의 누드 또는 성적 활동이 포함된 이미지, 동영상 및 기타 자료 등 제3자 생성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제공자는, 참가자 또는 그의 법정 대리인의 통지(notice)를 받은 후 해당 콘텐츠를 자신의 기술적 한계 내에서 성실하게 삭제하지 않을 경우, 해당 이미지, 동영상 및 기타 자료의 공개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책임을 진다.

  따라서 디지털 플랫폼에 올라온 불법 콘텐츠 중 성적인 콘텐츠는 통지 및 삭제(notice and takedown) 프레임 하에서 플랫폼사업자가 면책되고, 그 이외 불법 콘텐츠는 제19조에 의하여 오로지 법원의 삭제명령(judicial takedown)이 있는 경우에만 면책된다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2. 브라질 인터넷 민법 제19조에 대한 부분적 위헌판결

 

  이번에 내려진 제19조 부분 위헌판결은 여러 차례의 상고 끝에 결국 STF에 회부된 2017년의 두 사건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중 한 사건은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을 사칭하는 가짜 프로필에 대하여 플랫폼사업자가 취해야 할 조치와 관련하여 제19조의 합헌성이 쟁점이 된 사건이다. 다른 사건은 구글의 과거 시절 소셜 네트워크인 오르컷(Orkut) 커뮤니티에 올라온 명예훼손성 게시글의 삭제 의무와 관련된 사건이었다. 위 사건에서 Facebook과 Google은 플랫폼사업자에게 제3자의 콘텐츠를 감시하고 삭제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검열의 위험과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건은 별개의 사건이지만, 모든 유사 사건에 미칠 일반적 영향을 고려하여 STF가 두 개 사건에서 불거진 플랫폼사업자의 삭제의무와 관련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은 이번에 브라질 인터넷민법 제19조에 규정된 현행 책임 모델을 확대하는 데 다수 의견을 형성했지만, 각 대법관의 투표 결과는 새로운 기준의 적용 방식에 대해 상당히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각 대법관은 책임 한도, 법원 명령이 필요한 콘텐츠 유형, 그리고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제공업체에 부과되는 의무에 대한 제안을 제시했다. 또한, 새로운 책임 제도, 콘텐츠 삭제 기준, 그리고 플랫폼의 절차적 의무에 대한 제안에도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 11명 대법관들의 구체적인 의견 내용은 아래와 같다.

 Como os ministros estão votando? Manter remoção apenas com ordem judicial (I voto) André Mendonça Edson Fachin Nunes Marques. Manter ordem judicial só para crimes contra a honra (4 votos) Roberto Barroso Flavio Dino Cristiano Zane Gamar Mendes Carmen Lucia. Derrubar a exigência de ordem judicial (3 votos) Dias Toffoll Luiz Fux Alexandre de Moraes

<동 내용은 각 대법관들의 다른 의견들을 정리한 뉴스 기사 이미지로, 위에서부터 ‘전면 합헌’, 두 번째는 ‘부분적 합헌 또는 부분적 위헌’, 세번째는 ‘전면 위헌’ 의견을 제시한 대법관의 견해를 그림으로 정리한 것을 가져온 것임을 밝힘>

 

  부분적 합헌 또는 부분적 위헌 의견을 제시한 대법관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 제19조가 플랫폼에 과도한 방패를 부여하여 제3자가 초래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든다.

• 증오 표현, 인종차별, 쿠데타 옹호 및 기타 심각한 위반 사항과 같이 명백한 불법 행위의 경우, 사전 법원 명령이 없더라도 플랫폼은 책임을 질 수 있다.

• 명예 훼손 범죄의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필요 없이 이해 당사자가 입증 가능한 방식으로 플랫폼에 사전에 통지한 경우에만 책임이 발생한다.

• 플랫폼은 불법 콘텐츠의 유포를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예방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

• 유료 또는 광고가 추가된 콘텐츠의 경우, 광고가 승인된 순간부터 플랫폼은 불법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간주되거나 추정된다.

• 투명성 보고서, 알림 시스템, 광고 저장소, 검열 결정에 영향을 받는 사용자를 위한 항소 채널 등의 의무를 감독하는 규제 기관의 설립을 옹호한다.

• 브라질에서 법적 대리인을 두는 의무: 소셜 네트워크를 소유한 회사는 해당 국가에 공식 대리인을 두어야 한다.

 

  전면 위헌 의견을 제시한 대법관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 플랫폼은 특히 민주주의, 법치주의에 반하는 범죄, 인종 차별, 선거 과정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명백히 거짓된 사실의 유포와 같은 경우, 불쾌감을 느낀 당사자와의 의사소통이 있을 경우 해당 콘텐츠를 삭제해야 한다.

• 회사는 비사용자를 포함한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구체적이고 접근 가능한 고객 서비스 채널을 유지해야 하며, 제기된 불만 사항을 투명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 브라질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해외 공급업체는 해당 국가에 공식 대표자를 두어야 하며, 해당 웹사이트에서 연락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 국가사법위원회(CNJ, Conselho Nacional de Justiça)가 온라인 콘텐츠와 관련된 결정의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책임을 맡는 인터넷 감시부(DAI, Departamento de Acompanhamento da Internet)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전면 합헌 의견을 제시한 대법관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 콘텐츠 삭제에는 법원 명령이 여전히 필수적이며, 법적 예외나 이용 약관에 따른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원 명령 없이는 책임을 질 수 없다.

• 이용 약관에 따라 모든 사용자에게 동등한 규칙을 적용하는 등 절차적 의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소비자 보호법 및 관련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 플랫폼은 불법적인 관행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안 메커니즘을 채택해야 한다.

• 삭제를 명령하는 법원의 결정은 기밀이라 하더라도 입증이 필요하고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항소가 가능해야 한다.

• 행정부와 입법부에 플랫폼에 대한 명확한 의무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및 부문에 대한 적응성을 갖춘 규제된 자체 규제 모델을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

 

 

3. 브라질 대법원 판결에 따른 콘텐츠 유형별 책임체계

 

  이번 판결을 통해 대법원 다수 의견은 플랫폼사업자의 민사책임 제도를 재구성하고 브라질에서 운영되는 플랫폼사업자에 대하여 여러 규제 요건을 부과했다.

 

  대법원은 현행 인터넷 법률이 헌법적으로 보호되는 권리와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충분한 보호 장치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변화된 환경에 따른 새로운 규제를 만들지 않았다고 의회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제3자 콘텐츠 체제로 인한 손해에 대한 플랫폼사업자의 민사 책임은 관련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판결의 내용에 따라 콘텐츠의 내용에 따른 규제체계에 대한 분석은 다음과 같다.

 

콘텐츠 유형, 책임체계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표

콘텐츠 유형

책임체계

일반적으로 범죄 및 불법 행위와 관련된 내용, 비인증 계정

ISP는 단순히 삭제를 요청하는 통지 후에도 침해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으면 책임을 진다(notice-and-takedown)

명예훼손 범죄와 관련된 내용

ISP는 침해 콘텐츠 삭제를 결정하는 특정 법원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후에만 책임을 진다 (judicial-takedown)

유료 광고 및 홍보 콘텐츠 또는 인공 유통망, 챗봇 또는 로봇

ISP는 통지나 법원 명령에 관계없이 이러한 내용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추정적으로 책임이 있으며, 침해 내용을 성실하고 적시에 삭제했다는 증거가 있는 경우에만 면제될 수 있다

중대범죄와 관련된 콘텐츠

ISP는 중대범죄와 관련된 콘텐츠를 삭제할 주의 의무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시스템 결함으로 간주되며 해당 콘텐츠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ISP가 책임을 지게 된다.

 

  위와 같은 책임 기준은 (a) 이메일 서비스 제공자, (b) 주로 화상 또는 음성으로 비공개 회의를 제공하는 제공자, (c) 대인 통신과 관련된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며, 통신의 기밀성에 의해 보호된다. 이러한 서비스는 원래의 제19조 민사책임체제(judicial-takedown)에 의해 규율된다. 마켓플레이스의 경우 플랫폼이 공급자 또는 중개자의 역할을 할 경우 소비자보호법률에 의해 규율된다.

 

  또한, 이번 판결은 브라질에서 운영되는 ISP에 대한 몇 가지 규제 요건도 마련했다.

 

• 통지 시스템, 적법 절차 및 연간 투명성 보고서를 포함하는 자율 규제를 개발할 것

• 사용자와 비사용자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고객 서비스 채널을 제공할 것

• 서비스 약관 및 콘텐츠 정책을 공개하고 정기적으로 검토할 것

• 웹사이트에 게시된 명확하고 접근 가능한 연락처 정보를 통해 현지 진출자와 국내 대표를 확보하고 유지할 것

 

  다만, 본건 대법원 판결은 저작권침해 등 지식재산권침해 콘텐츠에 관해서는 다루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집행 환경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평가되고 있고, 특정 시나리오에서 법원 명령 요건을 완화함으로써 권리 보유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선례로서 본 판결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 STF는 유료 광고나 자동화된 배포(예: bots)와 관련된 사건에서 플랫폼사업자의 책임이 추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랫폼사업자는 침해 또는 유해 콘텐츠를 제거하기 위해 성실하게 행동했음을 입증하는 데 더 큰 부담을 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침해 콘텐츠가 수익화되거나 인위적으로 증폭될 때 저작권 및 상표권 소유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게 된다.

 

  요컨대, 지식재산권 침해가 사법 명령 요건에서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판결은 플랫폼사업자가 보다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장려하여 디지털 분야에서 IP 집행에 긍정적인 발전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

 

  최종 사용자에게는 불법적이거나 유해한 게시물이 적은 더 안전한 온라인 환경이 기대된다. 그러나 이 결정의 실제 영향은 플랫폼과 사법부가 앞으로 새로운 표준을 얼마나 잘 구현하고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4. 시사점

 

  이번 판결로 인하여 삭제되지 않은 콘텐츠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플랫폼에서 '부적절'한 것으로 분류된 콘텐츠를 부적절하게 삭제한 경우 소송 건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사업자의 운영 비용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셜 미디어에 게시되는 모든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분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형 플랫폼사업자는 신속하고 자동화된 모니터링을 위해 다양한 기술과 조치를 구현해야 하며, 이는 콘텐츠에 대한 허위 또는 허위 부정 여부에 관계없이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본 판결에 따른 제19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디지털 플랫폼이 악의적인 제3자가 고의로 유해한 콘텐츠를 생성할 경우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플랫폼의 운영 위험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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