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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코드의 수정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단

  • 작성일2025.06.18
  • 조회수1002

게임 코드의 수정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단


강태욱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법학박사


1. 사건의 개요

 

소니(Sony Computer Entertainment Europe Ltd)는 플레이스테이션 콘솔과 해당 콘솔용 게임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소니는 2009PSP(PlayStationPortable)용 레이싱 게임인 모터스톰: 아크틱 엣지’(Motorstorm: Arctic Edge)를 출시하였다. 데이텔(Datel Design and Development Ltd, Datel Direct Ltd. 합하여 데이텔이라고 함)PSP를 비롯한 게임 콘솔용 악세서리와 애드온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모터스톰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액션 리플레이프로그램을 판매하였다. 엑션리플레이 프로그램은 게임 내 아이템, 게임머니, 캐릭터의 체력을 바꾸거나 지역 코드를 해제할 수 있는데, 모터스톰 게임 내에서는 액션 리플레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부스트 기능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운전자 캐릭터를 제약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하였다.

 

 

2. 독일 법원 제소와 양 당사자의 주장 공방

 

소니는 데이텔의 컴퓨터 프로그램이 소니가 보유한 모터스톰 게임에 대한 저작권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소를 제기하였고, 독일 함부르크 지방법원은 2012. 1. 24. 소니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다. 그런데, 2021년 항소심인 독일 함부르크 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비침해 취지로 파기하였다. 그 후 독일 연방사법재판소(BGH)는 유럽사법재판소(CJEU)에 이 사건의 판단 기준이 된 ‘2009 지침의 해석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였다.

BGH의 질의 내용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나 오브젝트 코드를 수정하지 않고 이용자의 램(RAM)에서 콘텐츠 변수를 수정한 것이 2009 지침에 따른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러한 변경이 동 지침 제4조 제1(b)상 원본 저작물의 변형(transformation)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그에 대하여 CJEU는 심리를 진행하여 2024. 10. 17. 2009 지침의 해석에 대한 판단을 하였다.

 

독일 법원에서 진행된 소송 사건에서 당사자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소니는 데이텔의 컴퓨터 프로그램이 모터스톰 게임 프로그램 코드의 주요 측면을 변경하여 본질적으로 이러한 수정은 게임의 원 디자인과 컨셉을 변경하여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주장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러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사용 행위는 불공정한 게임 환경의 조성으로 이어져 잠재적으로 게임의 상업적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소니는 데이텔에 대하여 액션 리플레이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것을 금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에 데이텔은 액션 리플레이 프로그램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향상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게임 개발자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데이텔은 액션 리플레이 프로그램이 애드온 방식으로 작동하며, 따라서 게임 코드를 수정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게임의 핵심 크리에이티브 측면을 방해하지 않는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치트 키나 사용자 수정 부분이 컴퓨터 게임에서 작동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작동한다고 주장하였다.

 

 

3. 유럽사법재판소(CJEU)의 판단

 

판단 근거가 된 컴퓨터 프로그램의 법적 보호에 관한 2009. 4. 23.의 유럽의회 및 이사회 지침’(2009/24/EC)(이하 ‘2009 지침’)은 제1조에서 컴퓨터프로그램의 보호 대상을 정의하고 있는데, 1항은 컴퓨터 프로그램은 베른 협약의 의미 내에서 문학 작품으로서 저작권으로 보호된다고 규정하고, 2항은 2009 지침은 컴퓨터프로그램의 표현에 적용되고, 인터페이스를 포함하여 컴퓨터 프로그램에 내재된 아이디어나 원칙에 대해서는 보호하지 아니함을 규정하며, 3항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저자 자신의 창작물이라는 관점에서 창작성(original)이 인정되는 경우 보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침 제4조 제1항은 컴퓨터 프로그램 사본이 제공된 코드의 형식을 허락 없이 복제, 번역, 각색 또는 변형하는 것이 저작권자의 독점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CJEU2009 지침에 의하여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하여 특별하게 부여된 보호의 법적 범위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컴퓨터 메모리에 저장하고 프로그램의 실행에 사용하는 변수가 해당 프로그램의 재생산이나 후속 생성을 가능하게 하지 않는 한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CJEUEU 저작권법이 저작물의 창작적 표현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 반드시 컴퓨터프로그램의 메커니즘이나 기능을 보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또한 CJEU는 데이텔의 프로그램은 소니의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변조하거나 복제하지 않고도 사용자에게 이용을 위한 추가적인 선택권을 제공하였다는 점을 주요하게 지적하였다.

 

2009 지침에 의하면 (소니의) 프로그램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인 소니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데이텔의 컴퓨터 프로그램이 소니의 모터스톰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이에 대하여 CJEU는 데이텔의 컴퓨터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소니의 PSP 콘솔에 설치하고 소니의 모터스톰 프로그램과 동시에 실행되며, 그 과정에서 PSP 콘솔에서 사용되는 소니 소프트웨어의 오브젝트 코드나 소스 코드를 변경하거나 재생산하지 않고, 소니 게임에서 PSP 콘솔의 RAM으로 일시적으로 전송한 변수의 내용을 변경하여 게임 실행 중에 사용되도록 할 뿐이라고 보았다.

 

이로써 CJEUBGH 질의 중 위 에 대하여, 2009 지침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는 보호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컴퓨터의 램(RAM)에 전송하여 해당 프로그램이 실행 중에 사용하는 변수 데이터의 내용은 해당 프로그램을 복제하거나 이후에 생성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한 해당 지침에서 부여하는 보호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하고, 또한 2009 지침은 해당 컴퓨터 프로그램의 소유자가 게임 콘솔의 RAM에 일시적으로 전송된 변수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소프트웨어를 제3자가 마케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다. 질의는 질의가 침해에 해당함을 전제로 질의한 것이므로 에 대하여 CJEU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4. 검토

 

. (hack) 내지 치팅(cheating) 프로그램의 성격과 평가

 

보통 게임 내에서 핵(hack) 내지 치팅(cheating)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 컴퓨터 프로그램은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더하여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외부적인 방법을 통하여 게임의 내용에 관여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을 지칭한다. 치팅(cheating)은 주로 부정한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고, (hack)은 게임을 해킹(hacking)하여 내부 구조를 알아낸 다음 그 코드나 데이터를 변경하거나 변경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지칭한다. 이러한 핵 내지 치팅 프로그램은 게임 이용자 간의 플레이를 불평등하게 만들고,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특정 이용자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도록 하는 것이므로 게임 이용자의 만족도를 저해시키고 그로 인하여 게임 서비스 제공자의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만, 핵 내지 치팅 프로그램의 성격을 가진 애드온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그 위법성 여부의 상당 부분은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이를 허용하는 것인지 여부에 좌우된다. 애드온 프로그램의 내용에 따라서는 게임의 재미라는 측면에서 허용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치팅 프로그램의 성격을 가진 기능이라도 게임 서비스 사업자가 설정하는 게임 내용에 따라서는 정당한 게임의 내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PC 기반 MMORPG 게임이 성행하던 시절에서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소위 오토’)가 엄격히 금지되었는데, 현재 모바일 게임이 주류가 되면서부터는 자동 전투와 같은 기능은 많은 모바일 게임 내에 도입되어 있다. FPS 게임에서 장애물의 반대쪽에 있는 상대방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서비스 제공자의 외부에서 제공되는 경우에는 전형적인 핵 프로그램에 해당하지만, 만약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투시경과 같은 형태로 아이템을 판매한다면 이러한 아이템은 서비스 제공자가 허용한 것으로서 핵 프로그램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

 

이처럼 핵 내지 치팅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를 가하는 것에 대하여는 컴퓨터 프로그램 산업 분야 중에서도 특히 게임 산업에서 많은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한 연유로 핵 프로그램에 대하여 원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닌지 여부에 대한 논의들이 이루어져 왔고, 유럽에서 이러한 논의에 대한 본격적으로 판단한 사례가 본건 대상 판결이다.

 

. 관련 사례

 

핵 프로그램의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 게임 산업과 지식재산권 관련 법리가 발달한 미국에서 해당 쟁점과 관련한 판단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건이 데스티니2’ 사건이다. 유명 FPS 게임인 데스티니2’(Destiny 2)의 개발사인 Bungie, Inc는 이 게임에서 지형 너머의 다른 이용자의 캐릭터를 확인하거나 사용 무기의 반동 효과를 제거하는 등의 핵(hack) 프로그램인 Destiny 2 Hack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배포한 Aimjunkies.com Phoenix Digital Group LLC를 피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고 이 사건에서 위 핵 프로그램이 데스티니2 게임의 무단 복제로 인한 복제권 침해 및 이를 기반으로 한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를 주장하였다.

 

이 사건은 배심원 평결을 통하여 피고의 원고 저작권에 대한 직접침해, 대위침해 등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었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금 총 63,210 USD의 배상을 평결하였다. 이 평결만으로는 해당 사건에서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근거를 명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기록에 의해 확인되는 당사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원고는 소스 코드에 대한 접근 없이는 피고가 핵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예컨대 ESP 핵에서는 원고가 의도적으로 암호화한 플레이어 위치에 대한 데이터 구조와 관련된 소스 코드를 역설계하지 않는 한 이러한 핵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원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또 다른 사건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게임의 서비스 제공자인 블리자드가 자동으로 채집이나 사냥을 하게 해 주는 프로그램인 Honorbuddy에 대하여 그 금지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그에 대하여 독일 연방대법원은 2017. 치팅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하여 블리자드의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아 복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를 구성하고, 그와 함께 해당 치팅 프로그램이 이용자들의 게임을 반감시켜 게임 서비스 제공자의 사업 모델을 위협한다고 판단하면서 부정경쟁방지법(unfair competition law)의 위반도 인정한 바 있다.

 

. 한국에서의 검토

 

게임 산업을 컨텐츠 분야의 주요 산업 영역으로 보고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상적인 게임 서비스를 방해하는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를 규제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 프로그램에 대하여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저작권법의 법리에 따라서 판단되어야 할 사정이며, 독일이나 미국과 유사한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를 규정하고 있는 한국 법제에서도 본건 대상 판단 및 데스티니2 판결에서와같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스 코드 자체를 복제하여 서비스하는 불법 서버의 경우에는 저작권자에 의한 이용허락 여부가 문제 될 뿐 저작권 침해 여부 자체에 대하여는 별다른 논란의 여지가 없다. 예컨대, 넥슨 코리아가 그가 서비스하는 메이플스토리게임의 불법 서버 운영자를 상대로 제기한 사건에서 피고인은 징역 2(집행유예 3) 및 추징의 유죄 판결을 받고(대전지방법원 2022. 11. 17. 선고 2022고단2441호 판결), 불법 서버 운영으로 발생한 부당이득금 청구에 대하여도 약 6억 원의 배상을 인정하였다(수원고등법원 2024. 12. 19. 선고 202416567 판결). 불법 서버의 경우 그 성격상 원본 서버의 소스 코드나 그래픽을 사실상 dead copy 하기에 저작권 침해 여부는 논란이 되지 않아 온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핵 프로그램 자체가 원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 등을 변경하지 않는 경우, 저작물인 컴퓨터 프로그램 자체가 아니라 이를 이용자가 사용하는 과정에서 변형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원 프로그램에 대한 복제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의 침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많은 경우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컴파일된 오브젝트 코드가 아닌 소스 코드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러한 과정에 대하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 금지 조항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나, 그와 달리 기술적 보호조치가 적용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해당 조항을 적용하기도 어렵다. 대상 판결은 원 프로그램의 코드가 변경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게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에게 보여지는 내용이나 RAM에 상정된 데이터가 변화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라면 이에 대하여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러한 결론은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해석에서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데스티니2 사건에서는 배심원 평결에 의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었으나 대상 판결과 결론이 서로 상반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 대상 판결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침해 여부에 대한 2009 지침의 적용 여부만 해석하였을 뿐이고 다른 법리적 쟁점들에 대해서까지 검토한 것은 아니다. CJEU는 원 프로그램의 코드 변경 없이 이용자에 의하여 사용되는 데이터의 변경만 있는 경우에 이를 2009 지침의 컴퓨터프로그램 보호 범위 내의 행위인지 여부만 해석하였고, 데스티니2 사건에서 많은 논외 되었던 쟁점, 즉 해당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원 프로그램이 복제나 복호화 등의 저작권법상 이용허락의 대상이 되는 이용행위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검토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쟁점에 대한 판단 여부에 따라서는 침해 여부에 대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유럽 CJEU의 대상 판결과 미국 법원에 의한 데스티니2 판결의 내용이 서로 상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이러한 핵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원저작물의 소스 코드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등의 방법을 통하여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경우 저작권법상 기술적 보호조치의 제거, 변경이나 우회에 해당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저작권법 제104조의2는 기술적 보호조치의 무력화 금지에 관해 규정하면서 누구든지 정당한 권한 없이 고의 또는 과실로 기술적 보호조치를 제거, 변경하거나 우회하는 등의 방법으로 무력화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면서 그 예외로서 정당한 권한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자가 다른 프로그램과의 호환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프로그램 코드 역 분석을 하는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저작권법 제104조의2 1항 제8). 핵 프로그램의 제작을 위하여 원 프로그램에 설정된 기술적 보호조치를 우회하는 조치는 대체로 위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술적 보호조치의 우회 규정 적용과 관련된 사건인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42743 판결은 소니사가 제작한 게임기 본체에 삽입되는 CD에 액세스 코드가 없는 경우에도 프로그램 실행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Mod)에 대하여 액세스 코드는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이 정한 기술적 보호조치에 해당하고, 그 우회 행위는 법에서 금지하는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직접 규제 입법을 통하여 핵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 프로그램과 오토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는 2011년 게임산업법에 도입되었다. ,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제3호는 금지행위로서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를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제작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여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를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제작하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핵 프로그램의 개발, 배포 행위는 그로 인하여 정상적인 게임 이용자들로 하여금 게임에서 이탈하거나 민원을 제기하게 하고, 게임사업자가 핵 프로그램을 통제하기 위하여 패치 프로그램 및 보안 프로그램의 설치, 강화 등의 비용을 지출하게 하는 등, 위계의 방법으로 게임사업자의 정상적인 게임 운영 업무를 방해하는 상황에 해당하므로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범죄구성요건에도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한편,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14169 판결은 같은 취지로 피고인에게 유죄의 판단을 하면서, 핵 프로그램을 판매한 피고인에 대하여 게임산업법 위반 및 영업방해죄로 인정하면서 핵 프로그램의 판매 대금에 대하여 구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업무방해죄에 의하여 취득한 재산으로서 추징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5. 결론

 

CJEU의 대상 판결은 프로그램 코드의 직접적인 변경이 아닌 데이터의 변숫값을 램 상에서 조정하는 것은 2009 지침에 근거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코드 자체의 변경에 대한 것임을 명확히 하였다. 한편, 데스티니2 사건에서 핵 프로그램에 의한 데이터 변숫값 조정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해당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하여는 원 프로그램의 복제나 변형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였으나 이 두 판단이 서로 상반되는 취지의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대상 판결이나 데스티니2 사건의 판단은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해석에서도 주요한 참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의 경우 게임산업법에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고, 이러한 핵 프로그램 개발, 배포 행위에 대하여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에도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규율하고 있는 점에서 타 국가와는 다른 사정이 있는 점도 그 해석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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